navigate_before 냥척박사

노령묘, 그리고 고양이 치매

노령묘, 그리고 고양이 치매


몇 살부터 노령묘라고 할까요?
흔히 7살 이후를 장년, 10살 이후는 노령 고양이로 분류합니다.
고양이도 노령이 되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시력, 청력, 근력 모두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놀이 욕구도 줄어들고, 마음처럼 놀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모습에 집사의 의욕도 함께 떨어지기 쉬운데요.
하지만 나이 든 어르신들이 건강 유지를 위해 산책과 운동을 하고, 치매 예방을 위해 고스톱을 지거나 하는 것처럼 나이 든 고양이를 위해서도 약하지만 꾸준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지속적인 환경 자극을 제공하는 것을 '환경 풍부화'라고 합니다.

1. 고양이의 치매 : 인지 장애 증후군
고양이의 수명이 증가하며 치매를 겪는 경우가 급증하고 잇습니다. 보통 동물의 치매를 인지 장애 증후군(Cognitive dysfunctionsyundroem, CDS)이라고 하는데요.
기억이나 판단력 등 다양한 인지 능력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고양이의 인지 장애 증후군이 의심이 된다면 다음을 통해 체크해보세요.


1️⃣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해요
고양이 인지 장애 증후군에서 보이는 첫 번째 증상은 생체 리듬 소실입니다.
낮에는 하루종일 무기력하게 자다가 밤만 되면 깨어서 목적 없이 돌아다니거나 큰 소리로 우는데요.
고양이는 원래 주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개에 비해 이상 행동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방향성을 잃어요
두번째 특징은 방향성 소실입니다. 익숙한 집 안에서 길을 잃기도 하여 평소 잘 이용하던 화장실이 아닌 곳에 배설을 하기도 하고, 목적 없이 집 안을 배회하거나 구석에 멍하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엉뚱한 곳에서 울고 있는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 아무 이유 없이 집의 테두리를 따라 돌거나 원을 그리면서 도는 선회(circling)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선회를 하는 경우 처음에는 장애물을 피해 돌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구석에 갇혀버립니다. 얼핏 고양이의 시력 문제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력의 문제인 경우 부딪힌 이후에 화들짝 놀라며 다음 걸음을 조심하려는 모습이지만 인지 장애인 경우 장애물에 부딪히고도 계속 걸어나가려는 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3️⃣집사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요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사와의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이거나, 보호자에게 굉장히 짜증을 내거나 공격성을 표하기도 합니다.
또 많은 수의 고양이는 외부 자극에 대해 매우 둔감해져 보호자에게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루밍도 하지 않고, 식욕도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일부 고양이들은 밥 먹은 것을 잊고 밥을 또 달라고 하는 등 식욕 과잉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양이 치매는 냥by냥으로 상반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노령에서 나타나는 다른 질환과 헷갈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령묘는 평소 검진을 통해 아픈 곳이 없는지 먼저 확인이 필요합니다. 노령 고양이의 인지 장애 증후군 증상의 상당 부분은 단순 치매가 아닌 뇌종양, 뇌수막염 등 뇌 질환과 관련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진단된 질환에 맞추어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인지 장애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낮에는 하루 종일 자고 밤에 깨서 돌아다니고 큰 소리로 웁니다.
✔️목적 없이 돌아다닙니다.
✔️집의 테두리를 따라 돌아다니거나, 방의 구석이나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갇혀 있습니다.
✔️부적절한 장소에 배뇨하거나 배변합니다.
✔️보호자를 대하는 태도가 변합니다.
✔️다른 고양이와의 관계가 바뀌었습니다.
✔️밥 먹은 것을 잊고 밥을 계속 달라고 합니다.
✔️밥을 덜 먹고 잠만 자거나, 반응성이 떨어집니다.
✔️활력이 없고, 반응성이 떨어집니다.



2. 인지 장애 증후군 예방법
​고양이 인지 장애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환경 풍부화'가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탐색 활동을 하며 후각과 시각 등의 감각을 단련할 수 있도록 출근(외출) 전에 집 안 곳곳에 퍼즐 장난감을 숨겨줍니다.
종종 장난감을 새로운 것으로 바꿔주며, 적당한 수준의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즈워크는 노령묘의 낮아진 신체적 능력에 맞추어 정적이되 감각을 사용하는 놀이로 인지 장애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환경 풍부화에서 조심할 점은, 갑작스러운 인테리어 변경이나 새로운 고양이 입양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는 불안감 조성과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노령묘를 위한 집안 환경 만들기
1️⃣놀이공간 구성
젊었을 때에는 새처럼 뛰어올라 공중묘기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관절염도 있고 기력도 없습니다.
노령묘에게는 신체 능력에 맞게 놀이 원칙을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전보다 짧게, 여러번 놀아 주는 것이 놀이 흥미를 높이면서도 신체 활동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1번에 15분씩 2번, 혹은 10분씩 3번 정도로 나누어 놀아주세요.
놀이할 때 다치지 않도록 바닥에 푹신한 매트를 깔고 놀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놀아주는 곳을 다면적으로 꾸며주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올라가기 편하게 납작한 상자나 담요 같은 것을 두는 것도 좋습니다.

2️⃣공간 구성
신체능력이 떨어졌음에도 고양이의 높은 곳에 오르려는 본능은 지켜줘야 합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창문에 오르지 못한다면 오를 수 있도록 오르막이나 계단을 설치해 주세요. 
위험할까봐 못하게 하거나, 관심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3️⃣노령묘 용품 고르는 방법
1) 화장실
관절염 있는 노령묘가 많기 때문에 낮은 높이의 화장실을 마련해주면 좋습니다.
모래가 튀는 것이 꺼려진다면 입구 부분이 바닥에서 1~3cm 수준으로 낮은 것을 준비해 주세요.
2) 식기
고개 숙이는 것이 어려운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식기 밑에 받침대를 두어 식기의 높이를 올려주면 좋습니다.

4️⃣노령묘를 위한 휴식공간
다묘 가정에 있는 노령묘라면 젊고 어린 고양이에게 치이지 않도록 별도의 휴식 공간, 은신처가 필요합니다.
다른 고양이들이 주로 쓰지 않는 공간에 평소 쓰는 담요, 별도의 화장실, 식기 등을 갖추어준 뒤 따뜻하고 조도는 낮게 유지해 주세요.